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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조기발견 시스템, 한번도 작동 안했다

학령기 미취학·접종 미실시 등
학대 고위험군 가정방문 조사
2014년 대책뒤 2년간 시행안해

인천과 부천에서 학교에 장기결석한 아이들이 각각 부모의 학대로 감금당하거나 사망에 이른 가운데, 아동학대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하는 예방 시스템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2013년 경북 칠곡과 울산에서 연이어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자 이듬해 2월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나, 대책의 핵심인 필수예방접종 미실시 아동과 학령기 미취학 아동에 대한 조사 및 가정방문은 발표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014년 2월26일 ‘아동학대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해, 아동학대 조기발견 체계 구축을 위해 건강보험·보건소정보시스템을 통해 필수예방접종, 영유아 건강검진을 일정 횟수 이상 받지 않은 아동 명단을 발췌해 보건소 간호사가 가정방문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 취학 연령이 됐는데도 입학하지 않는 학령기 미취학 아동에 대해서도 명단을 발췌해 드림스타트(보건복지부 산하 취약계층아동지원센터) 수행 인력이 가정방문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18일 정부 관계부처들에 확인한 결과 이 두가지 조기발견 대책은 발표 이후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예방접종·건강검진 미실시 아동과 관련해) 명단 발췌는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중에 진척이 되지 못했고, 가정방문 역시 애초 보건소가 맡는 것으로 생각했다가 맞지 않아 주민센터 등 다른 방안을 찾는 등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학령기 미취학 아동 역시 명단 확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의무교육을 이행하지 않는 부모에 대해 학교가 읍·면·동장에게 통보하면, 읍·면·동장이 부모를 독촉·경고하고 미취학 또는 결석 상태가 지속될 경우 지역교육청 교육장에게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규정했지만, 현장에서는 주민센터와 지역교육청 사이의 업무 공조가 끊긴 상태다.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법령에는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 지금까지 주민센터로부터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인천과 부천 사건은 초등학교 단계에서 장기결석하는 학생의 경우 ‘아동학대 고위험군’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4년 종합대책에는 취학 뒤 장기결석 학생에 대한 대책은 전혀 들어 있지 않았다. 당시 종합대책 담당 부처 명단을 보면, 교육부와 교육청은 아예 빠져 있다.

2014년 종합대책은 아동학대에 대한 경찰 개입과 가해자의 친권 제한을 명문화하는 등 ‘사후 대응체계’는 어느 정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동학대 조기발견·사전예방 체계와 관련해서는 핵심 내용(장기결석 학생 대책)이 빠진 반쪽에 그쳤고, 그마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4년 2월 대책은 아동학대 발생 이후 대책에 무게가 실렸던 게 사실”이라며 “1월27일 장기결석자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지역교육청에 장기결석이나 미취학 아동을 전담하는 기구를 마련하는 등의 대책까지 포함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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