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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갈고닦아야 하는 능력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에이치디(HD)행복연구소에서 만난 조벽 교수는 “인성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요즘 같은 집단지성 시대에는 타인과의 관계 조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펴낸 조벽 교수

“실력이 없으면 인성이라도 좋아야지.”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이 말이 충격적으로 와 닿았다.

“이 말에는 ‘인성은 실력이 아니다’라는 뜻과 ‘실력 밑에 인성이 빌어먹고 사는 것처럼 여긴다’는 뜻이 있다. 인성을 고분고분한 태도로 아부하는 기술처럼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학교현장에서는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고 지난해 인성교육진흥법까지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교사와 부모들에게 감정코칭을 해온 조 교수는 최근 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윤리·도덕적 덕목을 제시하며 행동 수정을 강조하는 기존 인성 관련 책과 달리 인성을 뇌과학적으로 분석해 아이들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는 이유 등을 밝히고 인성을 쌓는 덕목을 직접 만들어 제시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에이치디(HD)행복연구소에서 조 교수를 만나봤다.

교사·부모 대상 감정코칭하면서
‘삼율·육행’ 인성 덕목 만들어 제시해

바른 행동 지시하는 공격적인 말투보다
어릴 적부터 긍정적인 마음 갖게 해야
온 가족 모여 각자 하루 일과 나누는
‘행복일기’로 밥상머리교육 대신할 수도

조 교수에 따르면 인성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능력’이다. 교내 왕따, 세월호 사건, ‘갑질 논란’ 등도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이고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책임지지 않는 등 인성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들이다.

조 교수는 인성의 필요성을 시대 흐름 속에서 분석했다. “예전에는 혼자 열심히 공부해 대학 졸업하면 먹고살 만했다. 이제는 집단지성의 시대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다양한 능력과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어울려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적 창업자들 모두 처음부터 혼자 일하지 않았다. 팀워크를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해 일해 왔다. 그만큼 관계 조율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보통 인성은 타고나는 것이며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조 교수는 “인성도 분명한 실력”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장기간 노력으로 갖추는 걸 ‘실력’이라고 한다. 인성도 단순히 그 덕목을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오래 갈고닦아야 하기 때문에 능력이고 실력으로 봐야 한다.”

이번 책에서 조 교수는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담배가 몸에 나쁘고 끊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실제 행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담배는 해로우니 피우지 말라’는 걸로는 안 된다. 인성교육도 마찬가지로 ‘예를 갖춰라’, ‘정직해라’라고 요구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조 교수는 인성을 쌓기 위한 방법으로 ‘삼율’과 그것을 실천하는 ‘육행’(자율인·합리·긍정심·감정코칭·입지·어른십)이라는 덕목을 만들어 제시했다.

삼율은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이다. 사람은 감정과 생각에 따라 행동한다. 일반적으로 감정이 생각보다 앞서기 때문에 자기 마음을 알고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조 교수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머리 쓰며 생각하는 것만 계발시켜주고 감정을 억누르고 배제하다 보니 우리는 생각과 감정이 따로 논다”며 “자기조율은 자기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이어지기 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갖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가령, 화가 나는 건 감정이고 화를 내는 건 행동이다.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화가 나는 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동물처럼 바로 대들고 싸우고 하는 건 감정을 생각 없이 내보이는 것이다. 조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분노나 슬픔을 느꼈을 때 진실하게 표현하되 그 상황에서 합리적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책에서 인성은 습관처럼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구실이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한테 “텔레비전 끄고 공부해”, “일찍 일어나라” 등 행동에 대한 지시를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교육은 수십 년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논리적으로는 타당한 요구사항이지만 그 말에 부정적인 감정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머리로는 그 말이 옳다는 걸 알지만 부모의 공격적인 말투에 마음이 상해 오히려 청개구리처럼 군다. 부모가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거나 아니면 부드러운 말투로 아이를 설득하는 것이 좋다.

또 최근 아이들의 인성이 망가지는 원인을 ‘심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보고 뇌과학적으로 분석해놨다. 인간의 뇌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숨 쉬고 맥박이 뛰는 것을 맡는 뇌간, 식욕, 성욕 등 욕구를 관리하는 변연계, 생각을 하게 하는 피질.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긴장되고 피가 근육으로 쏠리면서 뇌에 산소 공급이 잘 안된다. 피질과 변연계에 이상이 와서 제대로 된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조 교수는 “스트레스로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 놓이면 도피를 하거나 폭력을 휘두른다. 이런 아이를 위해 감정코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정코칭은 긍정적 감정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행동으로 인도하는 기술이다. 예전 대가족 형태였을 때 어른들이 ‘밥상머리 교육’을 하고 아이들은 애정 어린 ‘잔소리’를 들으며 감정을 배우고 키워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애들은 학교에, 부모는 일터에 있기 때문에 이런 환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들을 위해 ‘행복일기’를 제안했다. “밤에 자기 전 가족이 모여서 오늘 생활하면서 좋은 점을 하나씩 말한다. 두 번째는 좋지 않은 점을 하나 끄집어내고 그럼에도 ‘이래서 다행이다’라는 식으로 함께 이야기 나눈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것에 민감해서 본능적으로 안 좋은 면을 더 보게 된다. 그래서 세상에는 일장일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동전의 양면을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330척 왜군과 싸운 명량대첩 당시 모두가 부정적인 미래를 내다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가 열두 척이나 있다’라고 생각했다. 그가 긍정적으로 앞날을 내다봤기 때문에 그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창의력도 나온다.”

공익조율은 한마디로 ‘윈윈’할 수 있는 셈법이다. 당장 나에게만 이익이 되는 사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좀 더 장기적으로 계산해서 공동체의 이익이 결국 나의 이익이라는 셈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조 교수는 “공익조율은 ‘통 큰 계산’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지금까지 ‘공부해서 남 주냐, 너 잘되는 거만 챙기라’는 계산을 하도록 강요당했다면 앞으로는 어릴 때부터 공동체의 이익이 나에게도 돌아온다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호화찬란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긴다. 하지만 아이를 한순간에 바뀌게 하는 마법 같은 인성교육 비법은 없다.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지혜는 인간에서 인간으로 전달된다. 지금 아이들에게는 지식전달자보다 ‘지혜전달자’ 구실을 할 멘토가 필요하다.”

글·사진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에이치디(HD)행복연구소에서 만난 조벽 교수는 “인성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요즘 같은 집단지성 시대에는 타인과의 관계 조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펴낸 조벽 교수

“실력이 없으면 인성이라도 좋아야지.”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이 말이 충격적으로 와 닿았다.

“이 말에는 ‘인성은 실력이 아니다’라는 뜻과 ‘실력 밑에 인성이 빌어먹고 사는 것처럼 여긴다’는 뜻이 있다. 인성을 고분고분한 태도로 아부하는 기술처럼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학교현장에서는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고 지난해 인성교육진흥법까지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교사와 부모들에게 감정코칭을 해온 조 교수는 최근 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윤리·도덕적 덕목을 제시하며 행동 수정을 강조하는 기존 인성 관련 책과 달리 인성을 뇌과학적으로 분석해 아이들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는 이유 등을 밝히고 인성을 쌓는 덕목을 직접 만들어 제시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에이치디(HD)행복연구소에서 조 교수를 만나봤다.

교사·부모 대상 감정코칭하면서
‘삼율·육행’ 인성 덕목 만들어 제시해

바른 행동 지시하는 공격적인 말투보다
어릴 적부터 긍정적인 마음 갖게 해야
온 가족 모여 각자 하루 일과 나누는
‘행복일기’로 밥상머리교육 대신할 수도

조 교수에 따르면 인성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능력’이다. 교내 왕따, 세월호 사건, ‘갑질 논란’ 등도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이고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책임지지 않는 등 인성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들이다.

조 교수는 인성의 필요성을 시대 흐름 속에서 분석했다. “예전에는 혼자 열심히 공부해 대학 졸업하면 먹고살 만했다. 이제는 집단지성의 시대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다양한 능력과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어울려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적 창업자들 모두 처음부터 혼자 일하지 않았다. 팀워크를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해 일해 왔다. 그만큼 관계 조율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보통 인성은 타고나는 것이며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조 교수는 “인성도 분명한 실력”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장기간 노력으로 갖추는 걸 ‘실력’이라고 한다. 인성도 단순히 그 덕목을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오래 갈고닦아야 하기 때문에 능력이고 실력으로 봐야 한다.”

이번 책에서 조 교수는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담배가 몸에 나쁘고 끊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실제 행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담배는 해로우니 피우지 말라’는 걸로는 안 된다. 인성교육도 마찬가지로 ‘예를 갖춰라’, ‘정직해라’라고 요구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조 교수는 인성을 쌓기 위한 방법으로 ‘삼율’과 그것을 실천하는 ‘육행’(자율인·합리·긍정심·감정코칭·입지·어른십)이라는 덕목을 만들어 제시했다.

삼율은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이다. 사람은 감정과 생각에 따라 행동한다. 일반적으로 감정이 생각보다 앞서기 때문에 자기 마음을 알고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조 교수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머리 쓰며 생각하는 것만 계발시켜주고 감정을 억누르고 배제하다 보니 우리는 생각과 감정이 따로 논다”며 “자기조율은 자기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이어지기 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갖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가령, 화가 나는 건 감정이고 화를 내는 건 행동이다.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화가 나는 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동물처럼 바로 대들고 싸우고 하는 건 감정을 생각 없이 내보이는 것이다. 조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분노나 슬픔을 느꼈을 때 진실하게 표현하되 그 상황에서 합리적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책에서 인성은 습관처럼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구실이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한테 “텔레비전 끄고 공부해”, “일찍 일어나라” 등 행동에 대한 지시를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교육은 수십 년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논리적으로는 타당한 요구사항이지만 그 말에 부정적인 감정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머리로는 그 말이 옳다는 걸 알지만 부모의 공격적인 말투에 마음이 상해 오히려 청개구리처럼 군다. 부모가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거나 아니면 부드러운 말투로 아이를 설득하는 것이 좋다.

또 최근 아이들의 인성이 망가지는 원인을 ‘심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보고 뇌과학적으로 분석해놨다. 인간의 뇌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숨 쉬고 맥박이 뛰는 것을 맡는 뇌간, 식욕, 성욕 등 욕구를 관리하는 변연계, 생각을 하게 하는 피질.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긴장되고 피가 근육으로 쏠리면서 뇌에 산소 공급이 잘 안된다. 피질과 변연계에 이상이 와서 제대로 된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조 교수는 “스트레스로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 놓이면 도피를 하거나 폭력을 휘두른다. 이런 아이를 위해 감정코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정코칭은 긍정적 감정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행동으로 인도하는 기술이다. 예전 대가족 형태였을 때 어른들이 ‘밥상머리 교육’을 하고 아이들은 애정 어린 ‘잔소리’를 들으며 감정을 배우고 키워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애들은 학교에, 부모는 일터에 있기 때문에 이런 환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들을 위해 ‘행복일기’를 제안했다. “밤에 자기 전 가족이 모여서 오늘 생활하면서 좋은 점을 하나씩 말한다. 두 번째는 좋지 않은 점을 하나 끄집어내고 그럼에도 ‘이래서 다행이다’라는 식으로 함께 이야기 나눈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것에 민감해서 본능적으로 안 좋은 면을 더 보게 된다. 그래서 세상에는 일장일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동전의 양면을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330척 왜군과 싸운 명량대첩 당시 모두가 부정적인 미래를 내다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가 열두 척이나 있다’라고 생각했다. 그가 긍정적으로 앞날을 내다봤기 때문에 그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창의력도 나온다.”

공익조율은 한마디로 ‘윈윈’할 수 있는 셈법이다. 당장 나에게만 이익이 되는 사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좀 더 장기적으로 계산해서 공동체의 이익이 결국 나의 이익이라는 셈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조 교수는 “공익조율은 ‘통 큰 계산’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지금까지 ‘공부해서 남 주냐, 너 잘되는 거만 챙기라’는 계산을 하도록 강요당했다면 앞으로는 어릴 때부터 공동체의 이익이 나에게도 돌아온다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호화찬란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긴다. 하지만 아이를 한순간에 바뀌게 하는 마법 같은 인성교육 비법은 없다.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지혜는 인간에서 인간으로 전달된다. 지금 아이들에게는 지식전달자보다 ‘지혜전달자’ 구실을 할 멘토가 필요하다.”

글·사진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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