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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엄마만 키우나?” 젊은 아빠들 ‘보육 대책’에 ‘부글’

`육아=여성 몫’ 전제로 한 ‘아동 학대 근절 방안’에 분개
“아빠·엄마 모두 양육에 참여할 수 있게 지원책 내놔야”

» 한 기업이 마련한 문화센터 육아 프로그램에서 아빠와 엄마가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보육 대책을 짜는 분들이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지 묻고 싶어요. 아이는 엄마만 키우나요? 요즘 아빠들은 양육과 가사도 함께합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으니….”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 홍인기(45)씨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아동학대 근절 대책에 실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부모와 사회가 책임지고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여건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대책은 주로 보육 기관 감시·처벌 강화, 보육교사 처우 개선, 전업주부의 불필요한 어린이집 수요 줄이기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홍씨는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수요가 아동학대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아이를 혼자 키우기 힘든 전업주부의 양육 부담을 덜어 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만 5살 아이를 둔 아빠 이아무개(39)씨는 직장 어린이집 덕에 양가 부모의 도움없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씨는 “아빠가 다니는 회사에 직장 어린이집이 있다면 아빠들도 자연스레 육아에 동참할 수 있고 아이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며 “전업맘과 직장맘을 이간질할 게 아니라 다양한 현실을 고려해 그에 걸맞은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1월6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 청와대 들머리에서 ‘무상보육·무상급식 파탄위기 대통령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ysg2@hani.co.kr

전문가들도 정부가 보육 체계 개편 과정에서 무심결에라도 ‘육아=여성 몫’라고 전제하는 건 잘못된 접근법이라고 짚었다. 성인지적(젠더) 관점이 빠진 채 여성의 양육 부담을 줄이는 데만 대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보육 정책은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국가가 양육을 지원하는 시스템이기도 하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현할 중요 정책 수단이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다문화정책센터장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할 때 부모의 취업 상황을 고려하는 건 필요하지만, 여성한테만 양육을 책임지우는 방향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남성의 양육 참여를 이끌어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진숙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전업주부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걸 문제라 여기는 정부 시각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0~2살 아이는 가정 양육이 바람직하다면 아빠와 엄마 구분없이 양육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가정 양육 대 기관 보육’의 프레임이 아닌 취업 중인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도록 육아 휴직 등을 보장하는 대책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한 기업이 마련한 문화센터 육아 프로그램에서 아빠와 엄마가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보육 대책을 짜는 분들이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지 묻고 싶어요. 아이는 엄마만 키우나요? 요즘 아빠들은 양육과 가사도 함께합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으니….”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 홍인기(45)씨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아동학대 근절 대책에 실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부모와 사회가 책임지고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여건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대책은 주로 보육 기관 감시·처벌 강화, 보육교사 처우 개선, 전업주부의 불필요한 어린이집 수요 줄이기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홍씨는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수요가 아동학대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아이를 혼자 키우기 힘든 전업주부의 양육 부담을 덜어 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만 5살 아이를 둔 아빠 이아무개(39)씨는 직장 어린이집 덕에 양가 부모의 도움없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씨는 “아빠가 다니는 회사에 직장 어린이집이 있다면 아빠들도 자연스레 육아에 동참할 수 있고 아이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며 “전업맘과 직장맘을 이간질할 게 아니라 다양한 현실을 고려해 그에 걸맞은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1월6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 청와대 들머리에서 ‘무상보육·무상급식 파탄위기 대통령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성광 기자 ysg2@hani.co.kr

전문가들도 정부가 보육 체계 개편 과정에서 무심결에라도 ‘육아=여성 몫’라고 전제하는 건 잘못된 접근법이라고 짚었다. 성인지적(젠더) 관점이 빠진 채 여성의 양육 부담을 줄이는 데만 대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보육 정책은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국가가 양육을 지원하는 시스템이기도 하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현할 중요 정책 수단이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다문화정책센터장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할 때 부모의 취업 상황을 고려하는 건 필요하지만, 여성한테만 양육을 책임지우는 방향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남성의 양육 참여를 이끌어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진숙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전업주부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걸 문제라 여기는 정부 시각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0~2살 아이는 가정 양육이 바람직하다면 아빠와 엄마 구분없이 양육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가정 양육 대 기관 보육’의 프레임이 아닌 취업 중인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도록 육아 휴직 등을 보장하는 대책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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