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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아이들이 좋은 학원도, 놀 곳도 많아요”

서울·완주 어린이 ‘누가 행복할까’ 토론
“서울 이런 것 있네…우린 없는데”
“농어촌서도 개울가 놀이보다 게임해요”
서울대·세이브더칠드런 공동조사
대도시 아이들의 행복감이 소도시·농어촌 아이보다 높아

» (왼쪽 사진) 지난달 31일 전북 완주군 상관면 인근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이 지역에 사는 중학교 1학년 4명(왼쪽부터 문건일, 이희망, 이승준, 유다함)이 모여 같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오른쪽 사진) 지난 1일 서울에 사는 중학교 2학년 4명(왼쪽부터 정성원, 김예림, 위지오, 전시현)이 서울 마포구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에 모여 2대2로 편을 가른 뒤 ‘도시 아동 vs 농어촌 아동, 누가 더 행복할까’를 주제로 맞짱토론을 벌였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농어촌에 사는 아이들은 학원도 안 다닐 것 같고, 개울가에서 친구들이랑 물놀이하면서 즐겁게 놀 것 같아요.”(유다함군)

“농촌에 살면 논밭에서 막 뛰어놀 수 있을 거 같아요.”(이승준군)

“농어촌 아이들이 심심하다고 개울 가나요? 우리도 농어촌 살지만 개울 안 가잖아요. 심심하면 보통 컴퓨터나 휴대폰 게임을 하죠. 도시 애들은 주변에 놀이동산도 있고 교통이 편리하니까 쉽게 놀 수 있어요. 공기가 나쁘면 집에 공기청정기 틀면 돼요.”(문건일군)

“도시 아이들이 주변에 볼 것도 많을 것 같고, 여기저기 갈 것 같아요.”(이희망군)

대도시에 사는 아동들의 행복감이 중소도시나 농어촌에 사는 아동의 행복감보다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발표된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와 세이브더칠드런의 ‘한국 아동의 삶의 질 종합연구’를 보면, 8개 조사 영역(건강, 주관적 행복감, 인간관계, 물질적 상황, 위험과 안전, 교육, 주거환경, 바람직한 인성) 중 ‘주관적 행복감’ 영역에서 특별시·광역시 등 대도시 거주 아동들의 수치가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을 포함하는 광역 지자체 거주 아동보다 높았다. 이 조사는 초3~중1 아동 8685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지자체별 순위를 보면, 대구>부산>울산>인천>광주>제주>대전>서울>강원>경기>경남>경북>충북>충남>전남>전북 순이었다.(표 참조) ‘주관적 행복감’이란 가족·학교·지역사회와 아동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 등 전반적인 행복감을 총괄하는 개념이다. 유조안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아동 삶의 질 지수 중 주관적 행복감 영역은 7.87점(2013년)→7.93점(2014년)→8.05점(2016년)으로 전반적인 증가 추세지만, 대도시와 그밖의 지역 간 격차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사 결과와 관련해 는 당사자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31일 전북 완주군 상관면에 사는 중학교 1학년 4명이 인근의 한 스터디카페에 모였다. 같은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이다. 학생들은 ‘도시 아동과 농어촌 아동, 누가 더 행복할까’라는 주제로 2 대 2 토론 대결을 펼쳤다. ‘도시 아동이 행복하다’는 주장을 펼친 문건일군과 이희망군이 더 우세를 보였다. 이들은 도시에 사는 아동이 즐길 거리가 많아 더 행복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이튿날 오후 서울에서도 같은 주제로 중학교 2학년 4명이 토론을 시작했다. 같은 학원에 다니며 친해진 네 명의 또래들이 서울 마포구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에 모였다. 전시현군과 정성원군은 ‘농어촌 아동이 행복하다’는 논리를 펴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전군은 “가족여행을 갈 때 농어촌으로 장소를 정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진정한 휴식을 취하거나 행복을 찾을 때 보통 농어촌으로 간다”고 말했다. 정군도 “도시에 살며 좋은 학원을 다니고, 좋은 고등학교에 가면 순간 기쁘겠지만, 진정한 행복은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있는 삶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내 반박이 이어졌다. 위지오양은 “농촌에 사는 또래 사촌이 방학 때 저희 집에 오는데, ‘서울엔 이런 것도 있네? 우린 없는데…’ 이런 말을 해요.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만족감이나, 어디에 사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예림양도 “농촌에 사는 친구가 방학 때 학원에 다니기 위해 도시에 올라와 좁은 고시원에 살고 있어요. 주말엔 엄마가 올라와 힘내라며 소고기를 사준대요”라고 말했다. 김양은 “농어촌 지역에는 좋은 학원이 없으니까 친구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여러 학원을 다닐 수 있어서 기회가 더 많아요”라고 주장했다. 양쪽 주장이 팽팽했지만 결국 위양과 김양의 승리로 토론이 끝났다.

[한겨레 관련기사]어디에 사는지가 아이 행복도 좌우…재정자립도, 복지예산 격차 탓중학생 되면 행복감 ‘뚝’…“내 시간이 없어요” “취업 걱정돼요”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이런 조사 결과와 관련해 는 당사자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31일 전북 완주군 상관면에 사는 중학교 1학년 4명이 인근의 한 스터디카페에 모였다. 같은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이다. 학생들은 ‘도시 아동과 농어촌 아동, 누가 더 행복할까’라는 주제로 2 대 2 토론 대결을 펼쳤다. ‘도시 아동이 행복하다’는 주장을 펼친 문건일군과 이희망군이 더 우세를 보였다. 이들은 도시에 사는 아동이 즐길 거리가 많아 더 행복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이튿날 오후 서울에서도 같은 주제로 중학교 2학년 4명이 토론을 시작했다. 같은 학원에 다니며 친해진 네 명의 또래들이 서울 마포구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실에 모였다. 전시현군과 정성원군은 ‘농어촌 아동이 행복하다’는 논리를 펴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전군은 “가족여행을 갈 때 농어촌으로 장소를 정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진정한 휴식을 취하거나 행복을 찾을 때 보통 농어촌으로 간다”고 말했다. 정군도 “도시에 살며 좋은 학원을 다니고, 좋은 고등학교에 가면 순간 기쁘겠지만, 진정한 행복은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있는 삶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내 반박이 이어졌다. 위지오양은 “농촌에 사는 또래 사촌이 방학 때 저희 집에 오는데, ‘서울엔 이런 것도 있네? 우린 없는데…’ 이런 말을 해요.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만족감이나, 어디에 사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예림양도 “농촌에 사는 친구가 방학 때 학원에 다니기 위해 도시에 올라와 좁은 고시원에 살고 있어요. 주말엔 엄마가 올라와 힘내라며 소고기를 사준대요”라고 말했다. 김양은 “농어촌 지역에는 좋은 학원이 없으니까 친구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여러 학원을 다닐 수 있어서 기회가 더 많아요”라고 주장했다. 양쪽 주장이 팽팽했지만 결국 위양과 김양의 승리로 토론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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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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