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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아이에겐 너무 절실한 ‘정답’

그림 길벗어린이 제공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김영진 지음/길벗어린이(2014)

일하는 부모는 죄인 아닌 죄인이다.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많지만 시간이 나지 않는다. 퇴근길 헐레벌떡 뛰어들어가도 밥 차려 주고 집안 정리하고 나면 어느덧 재울 시간이다. 퇴근할 때의 마음이야 아이에게 다정하게 이야기도 건네고 싶었지만 해야 할 일을 챙기다 보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기가 쉽지 않다.

자기 전 짬을 내어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도 즐겁지 않다. 매일의 의무처럼 느껴져 눈꺼풀은 자꾸 감기고 한 권 더 읽어달라는 아이의 말은 버겁기만 하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면 부모는 조심해야 한다. 김영진의 . 자칫 아이 앞에서 눈물이 왈칵 나올지도 모른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 아이에게 미안한 엄마의 마음에 가슴이 저며 온다. 책 속의 아이와 엄마는 현실의 아이와 내 이야기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현실에 목이 멘다.

김영진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부모,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깊게 이해하고 그것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작품을 보면 직장을 다니는 엄마의 심정, 그리고 그런 엄마를 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림책에 나오는 시각적 이미지들도 너무나 익숙하다. 게다가 그의 그림책은 쉽다. 어찌 보면 단조롭고 지루하지만 보편적이고 예측가능하다는 면에서 장점으로 볼 수도 있다.

이야기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일과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지만 문제 상황은 의도적으로 후반부에 배치되어 읽다 보면 점차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친구와의 다툼 이후 이해받지 못하는 감정을 느낀 아이, 친구들과는 달리 엄마가 데리러 오지 않는 서러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엄마처럼 잘 찾아주지 못하는 할머니. 아이로서는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을 엄마가 곁에 없다는 데 돌릴 수밖에 없다. 엄마는 엄마대로 위기를 만난다. 직장에선 동료 때문에 억울하게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일이 끝나지 않아 기다리는 아이를 보러 빨리 퇴근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아이 옷을 못 찾겠다는 할머니의 전화가 걸려오고 엄마는 결국 짜증을 내고 만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하지만 이런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위기의 근원은 엄마와 아이가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래서 둘이 만나는 순간 포옹 한 번으로 위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끝이 난다. 그리고 나오는 엄마와 아이의 대화. “엄마는 회사에서 뭐 했어?” “엄마? 우리 은비 생각했지!” 너무나 따뜻한 정답이다.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다. 아직 자기가 너무 소중하다. 한편으로는 불안해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네 생각을 많이 한다는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는 너무도 절실하다. 그 말을 해주면 아이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표정이 변한다. 엄마는 아이가 원하는 정답을 알고 그 답을 해주는 것이 사랑임을 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을 아는 엄마가 있기에 아이는 안심하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길벗어린이 제공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김영진 지음/길벗어린이(2014)

일하는 부모는 죄인 아닌 죄인이다.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많지만 시간이 나지 않는다. 퇴근길 헐레벌떡 뛰어들어가도 밥 차려 주고 집안 정리하고 나면 어느덧 재울 시간이다. 퇴근할 때의 마음이야 아이에게 다정하게 이야기도 건네고 싶었지만 해야 할 일을 챙기다 보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기가 쉽지 않다.

자기 전 짬을 내어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도 즐겁지 않다. 매일의 의무처럼 느껴져 눈꺼풀은 자꾸 감기고 한 권 더 읽어달라는 아이의 말은 버겁기만 하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면 부모는 조심해야 한다. 김영진의 . 자칫 아이 앞에서 눈물이 왈칵 나올지도 모른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 아이에게 미안한 엄마의 마음에 가슴이 저며 온다. 책 속의 아이와 엄마는 현실의 아이와 내 이야기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현실에 목이 멘다.

김영진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부모,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깊게 이해하고 그것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작품을 보면 직장을 다니는 엄마의 심정, 그리고 그런 엄마를 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림책에 나오는 시각적 이미지들도 너무나 익숙하다. 게다가 그의 그림책은 쉽다. 어찌 보면 단조롭고 지루하지만 보편적이고 예측가능하다는 면에서 장점으로 볼 수도 있다.

이야기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일과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지만 문제 상황은 의도적으로 후반부에 배치되어 읽다 보면 점차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친구와의 다툼 이후 이해받지 못하는 감정을 느낀 아이, 친구들과는 달리 엄마가 데리러 오지 않는 서러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엄마처럼 잘 찾아주지 못하는 할머니. 아이로서는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을 엄마가 곁에 없다는 데 돌릴 수밖에 없다. 엄마는 엄마대로 위기를 만난다. 직장에선 동료 때문에 억울하게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일이 끝나지 않아 기다리는 아이를 보러 빨리 퇴근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아이 옷을 못 찾겠다는 할머니의 전화가 걸려오고 엄마는 결국 짜증을 내고 만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하지만 이런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위기의 근원은 엄마와 아이가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래서 둘이 만나는 순간 포옹 한 번으로 위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끝이 난다. 그리고 나오는 엄마와 아이의 대화. “엄마는 회사에서 뭐 했어?” “엄마? 우리 은비 생각했지!” 너무나 따뜻한 정답이다.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다. 아직 자기가 너무 소중하다. 한편으로는 불안해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네 생각을 많이 한다는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는 너무도 절실하다. 그 말을 해주면 아이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표정이 변한다. 엄마는 아이가 원하는 정답을 알고 그 답을 해주는 것이 사랑임을 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을 아는 엄마가 있기에 아이는 안심하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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