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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미래 교육의 선생님

  » 한겨레 사진 자료 :: 임지선 기자

초등학교 수업시간, 쉴 새 없이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포대기에 싸인 아기의 등장에 조용해진다. 마루 바닥에 아기가 내려지자 학생들은 주위로 몰려들어 ‘안녕 아기야, 잘 있었니?’ 라는 환영 노래를 입맞추어 부른다.

이 수업의 과목명은 수학도 국어도 아닌 ‘공감’이고 교사는 ‘아기’다. 아기 선생님 보조역할로 참여한 아기 엄마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아기들 안고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간다. 아기의 기분은 전염성이 있다. 아기가 느끼는 감정은 학생들에 의해 감지되고 교류된다. 아기가 웃으면 교실 안 학생들의 얼굴에도 함박 웃음이 핀다.

이 프로그램은 아기로부터 배우는 ‘공감’으로 서로를 돌보고 평화로운 시민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로 1996년 캐나다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현재는 미국, 뉴질랜드, 아일랜드, 영국, 스코틀랜드, 독일, 스페인 등의 학교들에서 실시하고 있다. 영국은 2010년부터 교과목으로 도입했으며, 스코틀랜드는 모든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접목하도록 정부차원에서 주도한 첫 국가다.

연구자들은 지난 20여 년간의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이러한 접근의 유용성을 지지하는데, 연구에 의하면 80%이상이 ‘또래 수용’의 증가로 이어졌고 3분의 2 이상에서 친사회적 특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 대학의 연구는 왕따의 급격한 감소효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공감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길어 올려지는 것’이기에 보살핌의 대상인 갓난 아기와 직접 접하며 그들을 이해하고자 몰입하는 수업시간이 어린 학생들의 정서 지능발달에 기여 할 수 있다. ‘내가 아프면 남도 아프다’라는 간단하지만 불멸의 진리만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해도 ‘인간으로서의 삶과 가치’에 대한 자각과 생각의 향연을 자극할 수 있다.

한편 공감, 소통, 나눔 등 비인지적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인지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교육자인 메리 고든이 <창조적 행위="" 연구지="">에 게재한 결과에 따르면 감정을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인지학습적 역량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와 공감한다는 것은 공부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경계를 곤두세워 환경의 변화를 알아차려야 하며 그 변화의 영향을 이해하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감 능력이 높아지면 학습 능력도 올라갈 수 있다는 결과다.

영국의 정책 해결책 개발을 위한 싱크탱크인 센터포럼(CentreForum)은 최근, 12개월에 걸친 조사와 여러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거쳐 증거자료를 모아 분석하여, 아동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감정적 회복을 돌보기 위해 학교에서 ‘관계’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정책 제안은 정부가 학교 교육에 있어 ‘행복’을 분명하게 측정 가능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한 점이다.

급우들을 향한 공감 부족, 왕따나 공격 등으로 매년 정신과적 치료비 지출이 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해 어릴 때부터 정신 건강을 중요한 성장기의 목표로 설정해야 하며 학교와 지역 사회가 이를 굳건히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11세에서 13세 사이 아동들의 정신 건강을 측정하는 조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으며, 정체성 발달을 위한 생애주기별 평가와 불안, 분노, 우울, 섭식 장애, 자해를 유발하는 행동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정신 건강 프로그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지난 세기에 이어 아직도 여러 국가들에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교육 목표인, 성적과 입시에 치중한 교육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자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성적과 입시를 통과해가며 경쟁과 압박 속에서 ‘굶지 않고 살아남는 기술’을 연마토록 하는 데 치중하느라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을 이제는 작정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학습자들로 하여금 친구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탐험하는 여행을 즐겁게 떠나도록 할 때, 그리하여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깨우침이 자연스럽게 길어 올려지도록 교육할 때,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배움으로의 항로도 더 잘 개척하는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 성적과 입시에 치중한 교육에서 벗어나 ‘다시 인간’으로 급선회하는 교육이 미래 교육의 이정표로 재설정되는 이유다.

» 한겨레 사진 자료 :: 임지선 기자

초등학교 수업시간, 쉴 새 없이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포대기에 싸인 아기의 등장에 조용해진다. 마루 바닥에 아기가 내려지자 학생들은 주위로 몰려들어 ‘안녕 아기야, 잘 있었니?’ 라는 환영 노래를 입맞추어 부른다.

이 수업의 과목명은 수학도 국어도 아닌 ‘공감’이고 교사는 ‘아기’다. 아기 선생님 보조역할로 참여한 아기 엄마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아기들 안고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간다. 아기의 기분은 전염성이 있다. 아기가 느끼는 감정은 학생들에 의해 감지되고 교류된다. 아기가 웃으면 교실 안 학생들의 얼굴에도 함박 웃음이 핀다.

이 프로그램은 아기로부터 배우는 ‘공감’으로 서로를 돌보고 평화로운 시민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로 1996년 캐나다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현재는 미국, 뉴질랜드, 아일랜드, 영국, 스코틀랜드, 독일, 스페인 등의 학교들에서 실시하고 있다. 영국은 2010년부터 교과목으로 도입했으며, 스코틀랜드는 모든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접목하도록 정부차원에서 주도한 첫 국가다.

연구자들은 지난 20여 년간의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이러한 접근의 유용성을 지지하는데, 연구에 의하면 80%이상이 ‘또래 수용’의 증가로 이어졌고 3분의 2 이상에서 친사회적 특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 대학의 연구는 왕따의 급격한 감소효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공감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길어 올려지는 것’이기에 보살핌의 대상인 갓난 아기와 직접 접하며 그들을 이해하고자 몰입하는 수업시간이 어린 학생들의 정서 지능발달에 기여 할 수 있다. ‘내가 아프면 남도 아프다’라는 간단하지만 불멸의 진리만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해도 ‘인간으로서의 삶과 가치’에 대한 자각과 생각의 향연을 자극할 수 있다.

한편 공감, 소통, 나눔 등 비인지적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인지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교육자인 메리 고든이 <창조적 행위="" 연구지="">에 게재한 결과에 따르면 감정을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인지학습적 역량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와 공감한다는 것은 공부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경계를 곤두세워 환경의 변화를 알아차려야 하며 그 변화의 영향을 이해하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감 능력이 높아지면 학습 능력도 올라갈 수 있다는 결과다.

영국의 정책 해결책 개발을 위한 싱크탱크인 센터포럼(CentreForum)은 최근, 12개월에 걸친 조사와 여러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거쳐 증거자료를 모아 분석하여, 아동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감정적 회복을 돌보기 위해 학교에서 ‘관계’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정책 제안은 정부가 학교 교육에 있어 ‘행복’을 분명하게 측정 가능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한 점이다.

급우들을 향한 공감 부족, 왕따나 공격 등으로 매년 정신과적 치료비 지출이 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해 어릴 때부터 정신 건강을 중요한 성장기의 목표로 설정해야 하며 학교와 지역 사회가 이를 굳건히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11세에서 13세 사이 아동들의 정신 건강을 측정하는 조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으며, 정체성 발달을 위한 생애주기별 평가와 불안, 분노, 우울, 섭식 장애, 자해를 유발하는 행동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정신 건강 프로그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지난 세기에 이어 아직도 여러 국가들에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교육 목표인, 성적과 입시에 치중한 교육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자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성적과 입시를 통과해가며 경쟁과 압박 속에서 ‘굶지 않고 살아남는 기술’을 연마토록 하는 데 치중하느라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을 이제는 작정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학습자들로 하여금 친구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탐험하는 여행을 즐겁게 떠나도록 할 때, 그리하여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깨우침이 자연스럽게 길어 올려지도록 교육할 때,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배움으로의 항로도 더 잘 개척하는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 성적과 입시에 치중한 교육에서 벗어나 ‘다시 인간’으로 급선회하는 교육이 미래 교육의 이정표로 재설정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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