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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수 따라 권리금…보육보다 돈벌이 전락

대출로 운영하며 빚 갚는 데 치중
5000만~6000만원에 사고팔기도
연합회 “지원 부족해 불법” 정부탓
“설립자격 강화하고 국공립 확충을”27일 경찰 수사 발표를 통해 아동학대에서 횡령에 이르기까지 백화점식으로 어린이집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고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어린이집 운영 비리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 준법경영을 하겠다”면서도 “민간 어린이집은 시설투자비, 증·개축 비용 등이 국공립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들지만 정부 지원은 부족하다. 이 때문에 특별활동비 일부를 업체로부터 돌려받아 어린이집 운영비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되레 정부 탓을 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상당수 민간 어린이집의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 ‘돈벌이’로 전락한 어린이집들 서울 서대문구에서 공립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와의 통화에서 “대출을 얻어 어린이집을 운영하다보니 빚을 갚는 데 치중한다. 그러니 당연히 보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원장들이 빚을 갚느라 허덕이면서 교사인건비·교재교구비 횡령 등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날 수사 결과 발표에서도 특별활동비 횡령과 보육교사 자격증 장사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지난 3월부터 전면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막대한 국가·지자체 예산이 어린이집에 투입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셈이다.

민간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머릿수에 따라 권리금을 얹어 사고팔리기도 한다. 27일 어린이집 매매 누리집을 보면, 어린이집의 권리금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것도 내 돈 들여 가꾼 재산인데 돈 받고 파는 건 당연하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이런 ‘보육 돈벌이’ 행태는 어린이집의 대형화·상업화 과정에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이번 경찰 수사에서도, 횡령액이 가장 큰 정아무개(49)씨는 어린이집 3곳을 운영하고 있었고, 6억4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전아무개(52)씨 역시 어린이집을 2곳 운영하고 있다. 또 2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현직 구의원 이아무개(51)씨는 5곳의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서울의 한 민간 어린이집 원장은 “정부의 지원이 많아지면서 요즘엔 어린이집이 전문 사업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교육철학이 없는 일부 원장들이 아이를 돈으로 보고 싼 식자재를 먹이거나 돈을 횡령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선량하게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피해가 많다”고 말했다.

■ 감독 소홀에 솜방망이 처벌 박근혜 정부 들어 복지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감독 소홀로 ‘엉뚱한 사람만 배불리는’ 구조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김은정 참여연대 간사는 “보육은 국가 최대 보조금 사업인데 1년에 두차례, 그것도 4만여곳 중에서 400~800곳만 정기점검하는 건 문제가 크다. 지난해에도 리베이트와 교사 허위등록 사건이 터졌는데 솜방망이 처벌로 지나갔다. 시민사회 쪽에선 지난해 이미 복지부에 감독 인력의 확충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달에 어린이집 등 돌봄시설 학대 근절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학대·비리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규정을 총동원해 퇴출 등의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에는 1000만원 이상의 부정수급이 있을 경우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어린이집의 진입장벽을 좀더 높이지 않으면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보육서비스의 안전성과 공공성을 위해 개인의 민간 어린이집 설립을 제한하고 ‘보육법인’ 설립을 법으로 명문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어린이집 설치·운영 자격을 국가와 지자체, 보육법인·사회복지법인·학교법인 및 사업주 등으로 제한함으로써 보육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해야” 민간 어린이집 보육의 질이 계속 도전을 받는 상황이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민간 어린이집에 갈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4만3312곳 어린이집 가운데 국공립·법인 소유는 8.5%이고, 개인 소유의 민간·가정 어린이집이 89·9%에 이른다.

결국 근본적 해결책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미순 참보육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보육을 시장에 맡기니까 원장들이 이윤추구에 급급해한다.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나서야 하는데 의지가 약하다. 우선 비리·부정 어린이집을 국가가 인수하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이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어린이집을 급속하게 늘리면서, 어린이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소홀해지는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어린이집의 확대라는 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준현 정환봉 석진환 기자 

대출로 운영하며 빚 갚는 데 치중
5000만~6000만원에 사고팔기도
연합회 “지원 부족해 불법” 정부탓
“설립자격 강화하고 국공립 확충을”27일 경찰 수사 발표를 통해 아동학대에서 횡령에 이르기까지 백화점식으로 어린이집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고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어린이집 운영 비리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 준법경영을 하겠다”면서도 “민간 어린이집은 시설투자비, 증·개축 비용 등이 국공립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들지만 정부 지원은 부족하다. 이 때문에 특별활동비 일부를 업체로부터 돌려받아 어린이집 운영비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되레 정부 탓을 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상당수 민간 어린이집의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 ‘돈벌이’로 전락한 어린이집들 서울 서대문구에서 공립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와의 통화에서 “대출을 얻어 어린이집을 운영하다보니 빚을 갚는 데 치중한다. 그러니 당연히 보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원장들이 빚을 갚느라 허덕이면서 교사인건비·교재교구비 횡령 등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날 수사 결과 발표에서도 특별활동비 횡령과 보육교사 자격증 장사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지난 3월부터 전면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막대한 국가·지자체 예산이 어린이집에 투입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셈이다.

민간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머릿수에 따라 권리금을 얹어 사고팔리기도 한다. 27일 어린이집 매매 누리집을 보면, 어린이집의 권리금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것도 내 돈 들여 가꾼 재산인데 돈 받고 파는 건 당연하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이런 ‘보육 돈벌이’ 행태는 어린이집의 대형화·상업화 과정에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이번 경찰 수사에서도, 횡령액이 가장 큰 정아무개(49)씨는 어린이집 3곳을 운영하고 있었고, 6억4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전아무개(52)씨 역시 어린이집을 2곳 운영하고 있다. 또 2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현직 구의원 이아무개(51)씨는 5곳의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서울의 한 민간 어린이집 원장은 “정부의 지원이 많아지면서 요즘엔 어린이집이 전문 사업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교육철학이 없는 일부 원장들이 아이를 돈으로 보고 싼 식자재를 먹이거나 돈을 횡령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선량하게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피해가 많다”고 말했다.

■ 감독 소홀에 솜방망이 처벌 박근혜 정부 들어 복지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감독 소홀로 ‘엉뚱한 사람만 배불리는’ 구조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김은정 참여연대 간사는 “보육은 국가 최대 보조금 사업인데 1년에 두차례, 그것도 4만여곳 중에서 400~800곳만 정기점검하는 건 문제가 크다. 지난해에도 리베이트와 교사 허위등록 사건이 터졌는데 솜방망이 처벌로 지나갔다. 시민사회 쪽에선 지난해 이미 복지부에 감독 인력의 확충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달에 어린이집 등 돌봄시설 학대 근절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학대·비리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규정을 총동원해 퇴출 등의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에는 1000만원 이상의 부정수급이 있을 경우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어린이집의 진입장벽을 좀더 높이지 않으면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보육서비스의 안전성과 공공성을 위해 개인의 민간 어린이집 설립을 제한하고 ‘보육법인’ 설립을 법으로 명문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어린이집 설치·운영 자격을 국가와 지자체, 보육법인·사회복지법인·학교법인 및 사업주 등으로 제한함으로써 보육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해야” 민간 어린이집 보육의 질이 계속 도전을 받는 상황이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민간 어린이집에 갈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4만3312곳 어린이집 가운데 국공립·법인 소유는 8.5%이고, 개인 소유의 민간·가정 어린이집이 89·9%에 이른다.

결국 근본적 해결책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미순 참보육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보육을 시장에 맡기니까 원장들이 이윤추구에 급급해한다.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나서야 하는데 의지가 약하다. 우선 비리·부정 어린이집을 국가가 인수하면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이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어린이집을 급속하게 늘리면서, 어린이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소홀해지는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어린이집의 확대라는 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준현 정환봉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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