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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눈물

“가갸거겨 고교구규 그기가 라라러려 로료루류 르리라”

» 책 징검다리.

문 닫기 10분 전, 이제 집에 갈 시간이라고 알려주는 노래가 쫑쫑 흘러나온다. 그러면 마법의 주문 같은 ‘가갸거겨’를 꽁알꽁알 따라부르며 도서관을 한 바퀴 휘이 돈다. “오늘 하루도 참 열심히 살았네.” 하면서 문단속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이건 뭐야? 아그들방 계단마다 한 권씩 놓여있는 징검다리 발견. 다 읽고 난 책은 책수레에 올려달라고 누누이 부탁했건만...

그런데 결국 허허 웃고 말았다. 마지막 책 제목이 ‘발걸음’이니 말이다. 


책나라, 수영장, 역사방, 작은미술관, 비밀의정원, 별나라방까지 숨바꼭질하듯 돌고나면 아이들이 잊었거나 숨겨두었거나 잃어버린 것들이 데스크 앞 분실물 보관대에 가득 찬다. 양말, 인형, 모자, 물통, 핸드폰, 지갑, 우산, 변신로봇, 딱지, 짝 잃은 신발... 많기도 해라. 주인 잃은 물건들이 어둠 속에 남겨진다. 

가끔씩 엄마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다며 스스로 데스크 앞에 분실물처럼 서 있는 아이도 있다. 대략난감이지만 같이 엄마를 기다린다. 복잡한 퇴근길, 엄마는 어디만큼 왔나 상상하면서... 좀처럼 사무실에 들어올 일이 없었던 아이는 책상 위를 기웃기웃 탐험하고, 멋쩍은지 어지럽게 뱅뱅 돈다. 딱히 할 게 없으면 “책 읽어줄까?” 하고는 그림책을 읽어준다. 한참 뒤에 경적소리가 울리자 아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가고, 엄마는 아이를 쓰다듬고 어둠 속에서 꾸벅 인사를 한다. 어여 가서 쉬라고 나도 손을 흔든다. 저녁 땅거미가 질 때 엄마 품으로 깃드는 아이는 괜시리 사람 마음을 찡하게 한다. 다행이다.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하루 일과가 끝났나 싶은데 다급하게 울리는 전화, 쿵쿵 도서관 문을 두드리는 경우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도대체 내일 학교를 어떻게 가겠다는 건지 원, 이렇게 정신을 놓고 다녀요. 글쎄” 미안함을 큰소리로 무마하며 엄마들은 책가방을 찾으러 온다. 아이는 엄마한테 등짝 한 대를 맞고도 태평하고 씩씩하다. 책가방 던져놓고 얼마나 잘 놀았는지 얼굴에 써져 있다. 잃어버린 것을 찾았으니 이제 엄마는 걱정 덜고 아이는 마음 편히 저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온종일 손님을 위해 애쓰는

당신을 봤습니다.

참 힘들었을 텐데 당신은 단 한 번도

화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더군요.

나는 그렇게 사람을 사랑할 줄 모릅니다...”

분실물보관소에서 일하는 릴리 아가씨를 보고 오귀스탱씨가 하는 말이다. 릴리 아가씨는 잃어버린 모든 것을 보관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한다. 뚱뚱한 아줌마의 잘록한 허리, 자유와 성공의 열쇠, 재능을 잃어버린 오페라 가수의 공연 표와 잃어버린 도시로 가는 기차표, 사람들이 흘린 슬픔의 눈물까지. 잃어버린 물건은 사람들이 곧잘 찾아가지만, 눈물은 아무도 찾아가지 않자 릴리 아가씨는 울음을 터뜨리고 오귀스탱씨의 도움을 받아 눈물이 담긴 병을 바다에 흘려보낸다. 

찜통더위가 한창인 8월의 어느 날, 릴리 아가씨가 버린 눈물들 덕분에 하룻밤 사이 바닷물이 불어나고 휴가를 온 사람들은 마음껏 수영을 즐기며 행복해한다. 지쳐있던 릴리 아가씨도 다시 사는 것 같은 생기를 되찾았다. 눈물이 웃음을 가져다 준 것이다. 이제 릴리 아가씨는 해마다 '슬픔을 버리러' 가는 휴가를 떠나기로 한다. 그림책 이야기와 도서관의 하루가 묘하게 닮았다. 여름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신나게 수영을 즐길라치면 이것이 릴리 아가씨가 쏟아보낸 눈물들일 거라고 생각날 것 같다. 

릴리 아가씨처럼 화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종알종알 쏟아놓는 사연들에 귀를 기울이고, 잃어버린 것을 찾도록 돕고, 눈물도 웃음으로 바꾸는 마법을 함께 만들고 싶다.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더 많이 알려주면서 우리가 진짜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나게 하는 곳, 그곳이 도서관이었으면 좋겠다. 소중한 것을 찾고 싶을 때, 친구가 필요할 때, 지혜를 구하고 싶을 때 가까운 도서관을 방문해보시길, 거기서 릴리 아가씨를 만나보시기를 권한다.

릴리의 눈물 이야기 / 나탈리 포르티에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책 징검다리.

문 닫기 10분 전, 이제 집에 갈 시간이라고 알려주는 노래가 쫑쫑 흘러나온다. 그러면 마법의 주문 같은 ‘가갸거겨’를 꽁알꽁알 따라부르며 도서관을 한 바퀴 휘이 돈다. “오늘 하루도 참 열심히 살았네.” 하면서 문단속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이건 뭐야? 아그들방 계단마다 한 권씩 놓여있는 징검다리 발견. 다 읽고 난 책은 책수레에 올려달라고 누누이 부탁했건만...

그런데 결국 허허 웃고 말았다. 마지막 책 제목이 ‘발걸음’이니 말이다. 


책나라, 수영장, 역사방, 작은미술관, 비밀의정원, 별나라방까지 숨바꼭질하듯 돌고나면 아이들이 잊었거나 숨겨두었거나 잃어버린 것들이 데스크 앞 분실물 보관대에 가득 찬다. 양말, 인형, 모자, 물통, 핸드폰, 지갑, 우산, 변신로봇, 딱지, 짝 잃은 신발... 많기도 해라. 주인 잃은 물건들이 어둠 속에 남겨진다. 

가끔씩 엄마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다며 스스로 데스크 앞에 분실물처럼 서 있는 아이도 있다. 대략난감이지만 같이 엄마를 기다린다. 복잡한 퇴근길, 엄마는 어디만큼 왔나 상상하면서... 좀처럼 사무실에 들어올 일이 없었던 아이는 책상 위를 기웃기웃 탐험하고, 멋쩍은지 어지럽게 뱅뱅 돈다. 딱히 할 게 없으면 “책 읽어줄까?” 하고는 그림책을 읽어준다. 한참 뒤에 경적소리가 울리자 아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가고, 엄마는 아이를 쓰다듬고 어둠 속에서 꾸벅 인사를 한다. 어여 가서 쉬라고 나도 손을 흔든다. 저녁 땅거미가 질 때 엄마 품으로 깃드는 아이는 괜시리 사람 마음을 찡하게 한다. 다행이다.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하루 일과가 끝났나 싶은데 다급하게 울리는 전화, 쿵쿵 도서관 문을 두드리는 경우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도대체 내일 학교를 어떻게 가겠다는 건지 원, 이렇게 정신을 놓고 다녀요. 글쎄” 미안함을 큰소리로 무마하며 엄마들은 책가방을 찾으러 온다. 아이는 엄마한테 등짝 한 대를 맞고도 태평하고 씩씩하다. 책가방 던져놓고 얼마나 잘 놀았는지 얼굴에 써져 있다. 잃어버린 것을 찾았으니 이제 엄마는 걱정 덜고 아이는 마음 편히 저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온종일 손님을 위해 애쓰는

당신을 봤습니다.

참 힘들었을 텐데 당신은 단 한 번도

화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더군요.

나는 그렇게 사람을 사랑할 줄 모릅니다...”

분실물보관소에서 일하는 릴리 아가씨를 보고 오귀스탱씨가 하는 말이다. 릴리 아가씨는 잃어버린 모든 것을 보관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한다. 뚱뚱한 아줌마의 잘록한 허리, 자유와 성공의 열쇠, 재능을 잃어버린 오페라 가수의 공연 표와 잃어버린 도시로 가는 기차표, 사람들이 흘린 슬픔의 눈물까지. 잃어버린 물건은 사람들이 곧잘 찾아가지만, 눈물은 아무도 찾아가지 않자 릴리 아가씨는 울음을 터뜨리고 오귀스탱씨의 도움을 받아 눈물이 담긴 병을 바다에 흘려보낸다. 

찜통더위가 한창인 8월의 어느 날, 릴리 아가씨가 버린 눈물들 덕분에 하룻밤 사이 바닷물이 불어나고 휴가를 온 사람들은 마음껏 수영을 즐기며 행복해한다. 지쳐있던 릴리 아가씨도 다시 사는 것 같은 생기를 되찾았다. 눈물이 웃음을 가져다 준 것이다. 이제 릴리 아가씨는 해마다 '슬픔을 버리러' 가는 휴가를 떠나기로 한다. 그림책 이야기와 도서관의 하루가 묘하게 닮았다. 여름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신나게 수영을 즐길라치면 이것이 릴리 아가씨가 쏟아보낸 눈물들일 거라고 생각날 것 같다. 

릴리 아가씨처럼 화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종알종알 쏟아놓는 사연들에 귀를 기울이고, 잃어버린 것을 찾도록 돕고, 눈물도 웃음으로 바꾸는 마법을 함께 만들고 싶다.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더 많이 알려주면서 우리가 진짜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나게 하는 곳, 그곳이 도서관이었으면 좋겠다. 소중한 것을 찾고 싶을 때, 친구가 필요할 때, 지혜를 구하고 싶을 때 가까운 도서관을 방문해보시길, 거기서 릴리 아가씨를 만나보시기를 권한다.

릴리의 눈물 이야기 / 나탈리 포르티에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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