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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아이들 마음속에 직업의 의미가 ‘쏙쏙’

  » 사계절 그림 제공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일과 사람 1~20

이혜란 김영란 외 지음

사계절 펴냄(2010~2014)

아이들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귀찮은 것,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 답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크게 대답이 다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하지 않게 된다면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지켜가기도, 자기 삶에 만족하기도 쉽지 않다. 인간이란 끊임없이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어 하기에 일은 생계의 수단을 넘어서 자아를 지켜나가는 데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0여년 전의 초등학생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남자는 장군, 과학자, 대통령을, 여자는 선생님, 간호사, 피아니스트를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아이들은 세태를 반영하여 부자나 연예인, 축구선수를 말하곤 하지만 예전이든 요즘이든 아이들의 직업에 대한 이해는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저 좋아 보이는 것이 자기 직업이기를 바란다. 직업이란 궁극적으로 나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남에게 가치 있는 일이어야 하고 그래야 다른 사람이 내게 비용을 지불하여 내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하기에 아이들의 사고는 아직 자기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계절의 ‘일과 사람’ 시리즈는 그런 면에서 야심찬 기획이다. 중국집 주방장부터 우편집배원, 소방관과 패션디자이너, 농부와 채소 장수, 국회의원과 기자, 버스 운전사와 특수학교 교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각각 한 권의 그림책으로 다루고 있다.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면을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하나하나 스토리를 갖도록 해 재미를 느끼게 만든 솜씨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어떤 보람이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보여주자 적잖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사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 보인다고 말하였다. 삶이란 힘든 것이다. 하지만 힘든 것이 전부는 아니다. 힘든 순간에도 보람은 있고, 힘든 순간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슴에 품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이 온실 속 화초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현실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더는 아이들에게 직업이나 일이 막연한 상상이어선 곤란하다. 머리에 또렷이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지금 배우는 것을 미래와 연결 지을 수 있다. 자기가 매일 보는 부모의 모습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그림책을 읽기에 적당한 나이는 초등학교 2학년에서 4학년 정도이다. 그보다 어린 나이에 읽으면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흥밋거리 위주로 훑어보는 데 그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그림책을 읽는 평균 나이가 너무 낮아져 그림책의 주된 독자층이 유치원생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만큼은 꼭 많은 초등학생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사계절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6일자)

» 사계절 그림 제공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일과 사람 1~20

이혜란 김영란 외 지음

사계절 펴냄(2010~2014)

아이들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귀찮은 것,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 답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크게 대답이 다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하지 않게 된다면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지켜가기도, 자기 삶에 만족하기도 쉽지 않다. 인간이란 끊임없이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어 하기에 일은 생계의 수단을 넘어서 자아를 지켜나가는 데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0여년 전의 초등학생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남자는 장군, 과학자, 대통령을, 여자는 선생님, 간호사, 피아니스트를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아이들은 세태를 반영하여 부자나 연예인, 축구선수를 말하곤 하지만 예전이든 요즘이든 아이들의 직업에 대한 이해는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저 좋아 보이는 것이 자기 직업이기를 바란다. 직업이란 궁극적으로 나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남에게 가치 있는 일이어야 하고 그래야 다른 사람이 내게 비용을 지불하여 내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하기에 아이들의 사고는 아직 자기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계절의 ‘일과 사람’ 시리즈는 그런 면에서 야심찬 기획이다. 중국집 주방장부터 우편집배원, 소방관과 패션디자이너, 농부와 채소 장수, 국회의원과 기자, 버스 운전사와 특수학교 교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각각 한 권의 그림책으로 다루고 있다.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면을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하나하나 스토리를 갖도록 해 재미를 느끼게 만든 솜씨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어떤 보람이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보여주자 적잖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사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 보인다고 말하였다. 삶이란 힘든 것이다. 하지만 힘든 것이 전부는 아니다. 힘든 순간에도 보람은 있고, 힘든 순간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슴에 품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이 온실 속 화초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현실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더는 아이들에게 직업이나 일이 막연한 상상이어선 곤란하다. 머리에 또렷이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지금 배우는 것을 미래와 연결 지을 수 있다. 자기가 매일 보는 부모의 모습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그림책을 읽기에 적당한 나이는 초등학교 2학년에서 4학년 정도이다. 그보다 어린 나이에 읽으면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흥밋거리 위주로 훑어보는 데 그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그림책을 읽는 평균 나이가 너무 낮아져 그림책의 주된 독자층이 유치원생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만큼은 꼭 많은 초등학생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사계절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6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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