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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는 ‘정력제’ 아닌 ‘치료제’

명승권의 건강강좌20세기 들어와 의학계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수명 연장이었다. 경성대(옛 서울대) 의학부 예방의학교실 자료를 보면, 일제강점기인 1926~1930년 우리나라 사람의 기대(평균)수명은 33.8살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 9월호 을 통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970년에 평균수명이 61.9살이었으나 2010년에는 80.8살(남자 77.2살, 여자 84.1살)로 늘었다. 의학진단 및 치료기술의 발전, 조기검진, 생활습관의 개선 등이 주요 이유다.

평균수명이 길어지자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삶의 질을 높일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발기부전, 탈모, 비만, 우울증 등의 치료에 있어 부작용은 덜하면서 효과가 우수한 약들이 10여년 전부터 개발돼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약들은 이른바 ‘해피메이커’라고 부르는데, 이는 주로 우리나라에서 쓰이고 있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드러그’ 즉 ‘삶의 질 개선제’라고 한다.

대표적인 삶의 질 개선제로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 비만 치료제인 제니칼, 우울증 치료제인 푸로작, 주름살 제거제인 보톡스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발기부전 치료제는 아스피린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어 가짜 약들도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비아그라의 한해 매출액은 2008년 미국에서는 19억달러(한화 2조원 이상)를 기록했다.

그런데 비아그라는 원래 협심증이나 고혈압 등 혈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다가, 협심증 등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는데 견줘 발기부전을 겪고 있던 연구대상자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음이 관찰됐다. 이후 1998년에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를 발기부전 치료를 위한 먹는 약으로 처음으로 승인해 지금까지 활발히 쓰이고 있다.

원래 발기부전이라는 상태는 성생활에 충분한 발기가 되지 않거나 유지되지 않는 증상이 석달 이상 지속된 경우를 말한다. 고령, 흡연, 음주, 당뇨, 고혈압, 일부 약물, 신경계질환이나 우울증 등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란 성적 자극에 의해 남성 생식기 안의 혈관이 확장돼 많은 혈액이 머물면서 성기가 빳빳하게 강직되는 현상으로 비아그라는 이런 현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약이다. 성행위에 앞서 최소한 1시간 전에는 먹어야 하며, 성적 자극이 없는 경우에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많은 남성들이 ‘정력제’라고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상인이 복용한다고 해서 발기나 정력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연구결과로도 증명돼 있다.

부작용으로는 두통, 안면홍조, 시야흐림 등이 있으며 협심증 치료제인 니트로글리세린 등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심장 및 혈관질환으로 성생활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 간이나 신장장애가 있는 환자, 혈압이 평소에 낮은 사람 등에게도 금기다. 특히 인터넷 등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비아그라 유사약들은 그 효과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더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발암성연구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 국립암센터 발암성연구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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