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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대비 얼굴·지문 등록 우리 아이 정보 안전할까

부모들 "안도" "찜찜" 의견 분분

범죄수사 활용 가능성 우려에

경찰 "보호자 요청땐 즉시 삭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안아무개(37)씨는 최근 경찰청이 실종아동 예방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전 등록제’를 두고 고민중이다. 

사전 등록제란 아동 등이 실종됐을 때를 대비해 미리 경찰에 지문과 얼굴 사진, 신상 정보를 등록하는 제도로, 부모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안전드림’(www.safe182.go.kr) 사이트에서 사전 등록이 진행중인데, 시행 이틀 만인 지난 17일 접속 폭주와 서버 불안으로 잠시 등록이 중단되기도 했다. 각종 육아 사이트에도 관련 글이 올라오고, 엄마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안씨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 경찰서에 아이의 지문을 등록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지문까지 등록하는 것이 뭔가 찜찜하다”고 말했다. 안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정보보호 관련 전문가들은 아이의 생체 정보를 수사 기관인 경찰에 등록하는 일에 대해 부모들이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전정보 수집관리에 대해 조사한 바 있는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몸에 각인돼 변경이 불가능한 지문 정보는 한번만 유출돼도 평생 위험할 수 있다”며 “앞으로 생체 정보를 이용한 본인 식별을 거쳐 금융 거래나 출입 인증을 하는 일이 늘어날 텐데, 어린 시절 생체 정보가 유출되면 프라이버시·재산권 침해 등을 회복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외교통상부가 철저히 보안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던 전자여권도 결국은 민간 위탁기관을 통해 90여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됐다”며 “지문 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 등록제는 지문 정보 등을 수사기관인 경찰이 보관·관리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일고 있다. 박주민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는 “경찰이 이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이용할지, 언제까지 보관할지 불명확하다”며 “여러 기관에서 분산 관리하지 않고 경찰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실종아동법)에서는 경찰이 정당한 사유 없이는 실종아동 보호 이외의 목적으로 생체정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경찰이 범죄수사를 명분으로 내걸 경우 한번 저장된 아동 생체정보가 여러 방식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실종아동법이 입법될 당시 민감한 생체 정보의 하나인 유전자정보의 경우, 경찰로의 정보 집중을 우려해 유전자검사대상물의 채취는 경찰청장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운영하는 것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실종아동전문기관(어린이재단 등)이 하도록 했다. 정보는 한 곳에 집중해 있는 것보다는 분산·관리하는 것이 악용의 가능성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지문 정보는 경찰청장이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으니 더욱 우려가 일고 있는 것이다.

또 경찰이 사전 등록제와 관련해 시설 아동 등 사회적 취약계층 아이들의 지문까지 채취해 관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부모가 없는 보호시설 아이들의 사전 등록은 보호시설 관리자의 동의에 의해 이뤄지는데, 이들의 지문이 청소년 범죄 수사 등에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모의 연락처를 표현할 수도 없는 아주 어린 연령의 아동들의 경우, 아주 어린 시절 지문 등록이 향후 잠재적인 실종 시점에 매치와 인증의 성공률이 과학적으로 확실한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행정안전부나 국세청 등이 사용하는 국가 중앙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외부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내부 교육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보호자 요청이 있을 때만 등록이 되고, 또 보호자가 요청하면 즉시 삭제되니 믿어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권·재산권·프라이버시 침해 요소가 많은 지문 등록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보다는 아동실종 예방 지침 등을 확산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의 강병권 소장은 “아이 머리카락 보관하기, 부모 이름과 전화번호 외우게 하기, 실종예방 이름표나 목걸이 착용하기 등을 평소에 잘 실천하면 아동 실종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양선아 이정국 기자 anmadang@hani.co.kr 

■ 우리 아이 잃어버리지 않는 6가지 방법 /양선아 기자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안아무개(37)씨는 최근 경찰청이 실종아동 예방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전 등록제’를 두고 고민중이다. 

사전 등록제란 아동 등이 실종됐을 때를 대비해 미리 경찰에 지문과 얼굴 사진, 신상 정보를 등록하는 제도로, 부모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안전드림’(www.safe182.go.kr) 사이트에서 사전 등록이 진행중인데, 시행 이틀 만인 지난 17일 접속 폭주와 서버 불안으로 잠시 등록이 중단되기도 했다. 각종 육아 사이트에도 관련 글이 올라오고, 엄마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안씨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 경찰서에 아이의 지문을 등록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지문까지 등록하는 것이 뭔가 찜찜하다”고 말했다. 안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정보보호 관련 전문가들은 아이의 생체 정보를 수사 기관인 경찰에 등록하는 일에 대해 부모들이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전정보 수집관리에 대해 조사한 바 있는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몸에 각인돼 변경이 불가능한 지문 정보는 한번만 유출돼도 평생 위험할 수 있다”며 “앞으로 생체 정보를 이용한 본인 식별을 거쳐 금융 거래나 출입 인증을 하는 일이 늘어날 텐데, 어린 시절 생체 정보가 유출되면 프라이버시·재산권 침해 등을 회복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외교통상부가 철저히 보안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던 전자여권도 결국은 민간 위탁기관을 통해 90여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됐다”며 “지문 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 등록제는 지문 정보 등을 수사기관인 경찰이 보관·관리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일고 있다. 박주민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는 “경찰이 이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이용할지, 언제까지 보관할지 불명확하다”며 “여러 기관에서 분산 관리하지 않고 경찰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실종아동법)에서는 경찰이 정당한 사유 없이는 실종아동 보호 이외의 목적으로 생체정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경찰이 범죄수사를 명분으로 내걸 경우 한번 저장된 아동 생체정보가 여러 방식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실종아동법이 입법될 당시 민감한 생체 정보의 하나인 유전자정보의 경우, 경찰로의 정보 집중을 우려해 유전자검사대상물의 채취는 경찰청장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운영하는 것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실종아동전문기관(어린이재단 등)이 하도록 했다. 정보는 한 곳에 집중해 있는 것보다는 분산·관리하는 것이 악용의 가능성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지문 정보는 경찰청장이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으니 더욱 우려가 일고 있는 것이다.

또 경찰이 사전 등록제와 관련해 시설 아동 등 사회적 취약계층 아이들의 지문까지 채취해 관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부모가 없는 보호시설 아이들의 사전 등록은 보호시설 관리자의 동의에 의해 이뤄지는데, 이들의 지문이 청소년 범죄 수사 등에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모의 연락처를 표현할 수도 없는 아주 어린 연령의 아동들의 경우, 아주 어린 시절 지문 등록이 향후 잠재적인 실종 시점에 매치와 인증의 성공률이 과학적으로 확실한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행정안전부나 국세청 등이 사용하는 국가 중앙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외부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내부 교육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보호자 요청이 있을 때만 등록이 되고, 또 보호자가 요청하면 즉시 삭제되니 믿어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권·재산권·프라이버시 침해 요소가 많은 지문 등록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보다는 아동실종 예방 지침 등을 확산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의 강병권 소장은 “아이 머리카락 보관하기, 부모 이름과 전화번호 외우게 하기, 실종예방 이름표나 목걸이 착용하기 등을 평소에 잘 실천하면 아동 실종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양선아 이정국 기자 anmadang@hani.co.kr 

■ 우리 아이 잃어버리지 않는 6가지 방법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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