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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숲속 친구들 “달팽이산을 지켜라”


(전 3권) 김우경 글, 장순일 그림/고인돌·각 권 1만원 
골프장 막으려 동식물과 의기투합
“모든 생명은 평등해” 일깨운 판타지
정감 넘친 우리말이 읽는 재미 더해

고슴도치·다람쥐·황조롱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떨까. 측백나무·개암나무가 말을 하고 돌아다닌다면 또 어떨까. 산신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도깨비골로 모험을 떠나는 건 또 어떻고.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는가.

동화작가였던 고 김우경 선생의 소설 에는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을 법한 장면들이 가득 펼쳐진다.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달팽이산 아래 별장지기 아버지와 사는 주인공 남이름이 산에 사는 여러 동물·식물 친구들과 함께 달팽이산 개발을 막는다는 것이다. 어린이 월간 잡지 에서 두 해 동안 연재된 21개의 이야기는 따로따로 떼어내 읽어도 각각 나름의 완결성이 있다. 동화는 이름이가 다른 이름을 갖고 싶어하는 데서 시작되는데, 땀을 삐질삐질 흘려서 짭짤해진 그의 이마를 핥은 사슴이 소금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소금이는 엄마도 없고 학교도 안 다니지만 산은 친구들 천지고, 놀고 배울 것 투성이다.

어린애같이 떼만 쓰는 산신령 할아버지, 씨름과 술래잡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아저씨들, 머리숱이 적은 물꼬대왕 할아버지 등 우리나라 전래 설화에서 튀어나온 여러 캐릭터도 재미있다. 이들이 여러 동식물과 함께 어울려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판타지 생태동화’라는 다소 생소한 표제에 딱 들어맞는다.

어린이책 전문가 조월례 선생은 이 책에 대해 “자연 속에서 주어진 생명이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표현했다고 평했다. 이 책에 나오는 생명들은 어느 하나 혼을 지니지 않은 것이 없고, 또 같이 어울려 즐겁게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것도 없다. 아니, 온천 골프장을 만들려는 탐욕스런 어른들을 빼고는 모두 그렇다. 책 속에서 소금이를 포함한 작고 힘없는 생명들은 삶의 터전인 달팽이산의 개발을 막기 위해 모두가 작은 힘을 조금씩 더한다. 그리고 백두산으로 떠난 산신령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모두가 산지킴이가 된다. 출판사 쪽은 이를 ‘온 생명은 하나의 몸붙이’라는 우리 겨레의 전통 사상으로 풀이했다.

은 또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우리 동물과 식물에 대한 일종의 그림 도감 구실도 한다. 책에 조릿대, 꾸지뽕나무, 노래기 등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한 동식물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삽화가 곁들여진다. 우리 땅의 생물에 대한 애착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겠다. 책 속에 등장하는 정감 넘치는 우리말 이름의 향연도 읽을거리다. 왼돌이·하늘보자기·잔별늪·물오름재·참따랗게 등 작품 내내 등장하는 다양한 이름들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이 깨닿게 하는 데 손색이 없다.

김우경 작가는 이 작품 연재를 마친 뒤인 2009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혼신을 다해 이 작품을 썼다는데, 그만큼 글 곳곳에서 정성이 뚝뚝 묻어난다. 외래문화로 범벅된 여타 판타지 동화와 달리 우리글, 우리 문화를 제대로 버무려 깔끔하게 만든 판타지 동화를 보는 것이 반갑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동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또 가슴 아프다.

이형섭 기자 

그림 고인돌 제공
(전 3권) 김우경 글, 장순일 그림/고인돌·각 권 1만원 
골프장 막으려 동식물과 의기투합
“모든 생명은 평등해” 일깨운 판타지
정감 넘친 우리말이 읽는 재미 더해

고슴도치·다람쥐·황조롱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떨까. 측백나무·개암나무가 말을 하고 돌아다닌다면 또 어떨까. 산신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도깨비골로 모험을 떠나는 건 또 어떻고.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는가.

동화작가였던 고 김우경 선생의 소설 에는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을 법한 장면들이 가득 펼쳐진다.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달팽이산 아래 별장지기 아버지와 사는 주인공 남이름이 산에 사는 여러 동물·식물 친구들과 함께 달팽이산 개발을 막는다는 것이다. 어린이 월간 잡지 에서 두 해 동안 연재된 21개의 이야기는 따로따로 떼어내 읽어도 각각 나름의 완결성이 있다. 동화는 이름이가 다른 이름을 갖고 싶어하는 데서 시작되는데, 땀을 삐질삐질 흘려서 짭짤해진 그의 이마를 핥은 사슴이 소금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소금이는 엄마도 없고 학교도 안 다니지만 산은 친구들 천지고, 놀고 배울 것 투성이다.

어린애같이 떼만 쓰는 산신령 할아버지, 씨름과 술래잡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아저씨들, 머리숱이 적은 물꼬대왕 할아버지 등 우리나라 전래 설화에서 튀어나온 여러 캐릭터도 재미있다. 이들이 여러 동식물과 함께 어울려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판타지 생태동화’라는 다소 생소한 표제에 딱 들어맞는다.

어린이책 전문가 조월례 선생은 이 책에 대해 “자연 속에서 주어진 생명이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표현했다고 평했다. 이 책에 나오는 생명들은 어느 하나 혼을 지니지 않은 것이 없고, 또 같이 어울려 즐겁게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것도 없다. 아니, 온천 골프장을 만들려는 탐욕스런 어른들을 빼고는 모두 그렇다. 책 속에서 소금이를 포함한 작고 힘없는 생명들은 삶의 터전인 달팽이산의 개발을 막기 위해 모두가 작은 힘을 조금씩 더한다. 그리고 백두산으로 떠난 산신령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모두가 산지킴이가 된다. 출판사 쪽은 이를 ‘온 생명은 하나의 몸붙이’라는 우리 겨레의 전통 사상으로 풀이했다.

은 또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우리 동물과 식물에 대한 일종의 그림 도감 구실도 한다. 책에 조릿대, 꾸지뽕나무, 노래기 등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한 동식물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삽화가 곁들여진다. 우리 땅의 생물에 대한 애착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겠다. 책 속에 등장하는 정감 넘치는 우리말 이름의 향연도 읽을거리다. 왼돌이·하늘보자기·잔별늪·물오름재·참따랗게 등 작품 내내 등장하는 다양한 이름들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이 깨닿게 하는 데 손색이 없다.

김우경 작가는 이 작품 연재를 마친 뒤인 2009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혼신을 다해 이 작품을 썼다는데, 그만큼 글 곳곳에서 정성이 뚝뚝 묻어난다. 외래문화로 범벅된 여타 판타지 동화와 달리 우리글, 우리 문화를 제대로 버무려 깔끔하게 만든 판타지 동화를 보는 것이 반갑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동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또 가슴 아프다.

이형섭 기자 

그림 고인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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