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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권위,믿어도 될까?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설득력 있는 글을 쓰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친한 기자는 글을 최대한 쉽고 짧게 쓰는 게 좋다고 말한다. 비법은 권위자의 말을 인용하는 것이다. 권위 있는 사람의 말 한 마디로 인해 독자들이 저절로 끄덕이며 믿음이 가는 글이 된다.

심지어 대학이나 연구소도 권위자의 이름값에 기대려 한다. 라이프니츠는 위대한 수학자였다. 이진법을 발명했고 이를 토대로 사칙연산 계산기를 만들었다. 독일 하노버대학은 2008년부터 ‘고트프리트빌헬름라이프니츠대학’이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 도시에 라이프니츠 이름을 쓴 연구소만 30개 이상이다(). 수학자 이름을 딴 연구소는 왠지 연구를 잘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권위를 쉽게 믿지만 권위는 언젠가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우리 뇌는 과거 경험을 통해 추측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는데, 바로 이런 시스템 때문에 실수를 한다. 댄 애리얼리가 에서 주장했듯이 우리는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이다.

이 시대의 권위자는 누구일까? 바로 인공지능이다. 사람들은 2016년 알파고로 인해 인공지능의 권위를 인정하게 되었다. 대중은 판사도, 회계사도, 마케터도 인공지능이 더 믿음직하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진다. 특히 아이들은 인공지능을 만능으로 여긴다. 학생 대상 강의에서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세상에 대해 물으면, 대체로 “인간은 할 일이 없다”고 답을 한다. “인공지능이 다 해결해 줄 것이다”는 의견도 다수다. 수년 내 많은 일을 인공지능이 담당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다만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인공지능이 완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대중의 일방적 믿음을 무기삼아 몇몇 기업들이 교묘히 파고든다. 마치 모든 세상 고민거리에 대한 ‘정답’을 가지고 있는 듯 접근한다. 때로는 맞지만 때로는 마케팅 수단이다. 권위자에도 의심을 품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판단을 내린다. 온갖 서비스에 ‘인공지능’이 형용사처럼 붙는 현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해 봄 직한 고민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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