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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여봐, 이 모든 게 시야

 

니엘이 시를 만난 날

미카 아처 글·그림, 이상희 옮김/비룡소·1만1000원

월요일 아침, 다니엘은 공원 입구에서 “공원에서 시(詩)를 만나요. 일요일 6시”라고 적힌 안내문을 본 뒤 궁금증에 빠진다. “시, 시가 뭘까?” 과연 우리는 아이에게 시가 무엇인지 어떻게 말해줄 수 있을까?

다행히도 “공원에 있는 바위와 나무와 동물들을 잘 아는” 다니엘에게는 시가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수많은 존재들이 있다. 이슬이 영롱하게 맺힌 거미집을 짓고 있던 거미는 “시는 아침 이슬이 반짝이는 것”이라 말한다. 단풍 든 나무를 오르내리는 청설모는 “시는 바삭바삭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것”이라 한다. 굴 속에 사는 다람쥐는 “시는 오래된 돌담이 둘러싼 창문 많은 집”이라고 말해준다. 뭍과 물을 오가는 개구리는 “시원한 연못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북이는 “시는 따끈따끈 햇볕에 달궈진 모래밭”이라 대답한다.

어둑해지는 저녁 무렵,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주위에 가득해지자 다니엘은 말한다. “귀뚜라미야, 너에겐 이게 바로 시로구나!” 귀뚜라미는 대답한다. “하루가 저물 무렵의 노래? 바로 그거야, 다니엘.” 밤중에 만난 부엉이도 거든다. “나뭇가지 사이로 반짝이는 별, 풀밭의 달빛, 어디로든 나를 데려다주는 고요한 날개 같은 거야.”

그렇게 일주일 동안 매일매일 동물 친구들로부터 들은 말들은 하나로 모여 다니엘의 시가 되고, 다니엘은 일요일 공원에서 그 시를 읊는다. “내가 찾은 시”를 “함께 나눈다”는 다니엘의 말은 우리가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시의 본질을 제대로 드러낸다. “어느 날 시가 내게로 왔다”는 파블로 네루다의 말처럼,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으며 귀를 기울이면 언제든 찾아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시다. 다채로운 색을 써 생동감 넘치게 표현된 가을 풍경 자체도 한 편의 시다.

5살 이상.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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